나는 네가 둘로 보일때 그만 죽고 싶어졌습니다 이것은 눈물입니까 난시입니까 하나였다가 둘이 되고 셋도 되는 너는 무엇입니까 나는 네가 하나로 보일때 그만 혀를 깨물고 맙니다 이것은 어떤 병의 증상입니까 차라리 입술인 편이 나았습니까 아니면 똑같습니까 비릿한 혈향이 번집니다 잇새로 끊어져 흘러나옵니다 너는 다시 넷이 됩니다 나는 차라리 눈을 감고 맙니다 눈을...
너는 구름을 읽곤 했다 뭉게구름 떠가는 맑은 날에 네가 비가 올 것 같다고 말하면 거짓말처럼 비가 왔다 일기예보보다 정확한 너의 감각은 구름을 햇살을 바람을 곧잘 읽어내곤 했다 여름이 오기도 전 여름 냄새를 알아챘으며 가을이 오기도 전 바람에 묻은 가을의 쓸쓸함을 만질 줄 알았다 나는 너에게 바람을 만지는 법을 배웠지만 도저히 너만큼 구름을 햇살을 바람을 ...
단단한 껍질을 벗고 갓난 아기 같기도 하고 고난 역경 다 이겨낸 아흔 넘은 할머니 얼굴 같기도 한 쭈글쭈글한 날개를 펼친다 채 힘이 들어가지도 않는 날개 그 날개가 마르기도 전에 바람은 불어닥친다 행여나 날아갈까 꼬옥 나무를 붙든채 두려움에 떨다 살며시 눈을 뜨면 어느새 바람은 날개를 말리고 지나가고 환-한 봄의 세상이 눈앞에 펼쳐지리라
끝없는 갈망 그리고 비교 마지막 절망 어둠의 종식
소리가 귀에서 멀어진다 나도 따라 세상에서 멀어진다 세상이 흐려지고 나도 흐려진다 반투명한 존재감에 안심하는 나
우울 삽니다 어제 흘리다 남은 우울 오늘의 상처에서 새어나온 우울 우울 삽니다 오늘 파먹다 남은 우울 내일의 걱정에서 삐져나온 우울 우울 삽니다
빨래를 담는다 젖어서 축축 늘어진 빨래를 바구니에 담는다 빨래를 턴다 젖어서 구깃구깃해진 빨래를 탁탁, 턴다 빨래를 넌다 구감살을 털어낸 빨래를 햇빛 아래 넌다 나도 누가 이렇게 담아주면 좋겠다 나도 누가 이렇게 털어주면 좋겠다 나도 누가 이렇게 널어주면 좋겠다
하얀 마스크 쓰면 가려지는 내 얼굴 표정 감정 검정 너울대는 검정을 덮어버리는 새하얀 천 너는 나를 모르고 나도 너를 모르는 세상
おげんきですか。 오겡키데스카. 그 둥근 발음이 좋아서 입안에서 몇번이고 둥글려 되뇌어 본다. 오겡키데스카. 뒤따라오기 마련인 그 말은 없다. 새벽, 누군가를 향해 아직, 뒤척이는 자를 향해 오겡키데스카. 와타시와,
프리지아 작약 모란 안개꽃 장미 릴리안셔스 은방울꽃 히아신스 물망초
시를 쓰자 아주 아주 긴 서사시를 쓰자 이 밤이 끝나고 날이 밝아올때까지 온 시간동안 시를 쓰자 그저 손끝이 홧홧해지고 그 불길이 이리저리 번져 가슴이 찢어질 것 같아질때까지 온몸이 재가 되어 훨훨 날아갈때까지 시를 쓰자 그리하면, 나도 날 수 있으리라
그런 날이 있어 그 어떤 보름보다 밝은 반달이 뜬 날 저녁하늘에 걸려 나 여기 있노라고 가로등보다 더 밝게 빛내는 반달이 뜬 날 별들이 잠에서 께어나 한 줌 남은 노을로 제 몸을 닦을 때쯤 넘어가는 노오랗고 붉은 빛을 끌어안으며 번쩍이는 네온사인 가로등 질투하는 반달이 뜬 날 그런 날이 있어 그 어떤 달보다 눈부신 꽃이 핀 날 수줍게 살랑이는 바람 구름결같...
내가 좋아하는 것들에 대해서, 내가 좋은 글을 씁니다. 문득 스치는 생각을 모으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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